동양
캐나다 한인들을 위한 저널: 서로 연결되고, 이야기를 나누며, 다문화 관계와 이민 경험 속 특별한 기쁨과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가는 공간.
캐나다 한인들을 위한 저널: 서로 연결되고, 이야기를 나누며, 다문화 관계와 이민 경험 속 특별한 기쁨과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가는 공간.
내게는 나름의 초능력이 하나 있다. 바로 남편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다. 독심술이냐고? 뭐, 비슷하다. 단, 나는 그의 눈이나 표정이 아닌, 오직 그의 '콧구멍'을 통해 마음을 읽는다. 이 능력은 언제부터 생겼는지 모르겠다. 그저 어느 날, 히어로처럼 내게 갑자기 나타난 재주다. 나의 '콧구멍학' 연구 결과는 꽤나 신빙성이 높다.
패션 회사에 몸담았었고, 20대엔 한정판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났던 나. 원하는 스니커즈를 얻으려 리셀러들처럼 밤새 줄을 서기도 했다. 캐나다에 오며 눈물을 머금고 버린 옷만 해도 몇 박스인, 두말하면 잔소리인 맥시멀리스트. 그런 나와 달리, 남편은 패션에 일말의 관심도 없는 자타공인 미니멀리스트였다. 그의 교복은 흰 티셔츠에 오베이(Obey) 청바지. 그게 전부였다. 하루는 멋을
나에게는 변함없는 소울푸드이자 완전식품이 있다. 햄버거. 누군가는 '어른 입맛이 덜 됐다'고 할지 모르지만, 내게 햄버거는 언제나 옳았다. 그런데 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 내 캐나다 생활, 아니 인생의 물줄기를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면 너무 나간 걸까. 워홀 막바지, 한국 귀국을 앞두고 '친구라도 사귀고 가자'는
캐나다에 남기로 한 뒤, 비자 문제로 한국에 다녀오기 전까지 약 두 달간 당시 남자친구였던 남편의 집에 머물렀다. 그의 든든함이 나를 이곳에 붙잡았지만, 함께 지내며 마주한 그의 삶은 '극강의 심플함'이었다. 특히 식생활이 그랬다. 그는 매 끼니, 정말 매 끼니를 '계란밥'으로 해결했다. 냉장고에는 계란과 밥뿐이었다. 맛의
워킹 홀리데이 1년. 나는 캐나다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처음 얻은 베이커 일자리는 새벽 출근과 불공정 스케줄, 무급 초과근무와 사내 정치질로 얼룩졌다. 매일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왜 벌써 왔냐"는 말을 듣기 싫다는 오기 하나로 버텼다. 돌이켜보면 미련한 시간이었다. 그 무렵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한 달이 채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