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인 남편과 살면서 나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거창한 인생의 교훈이라기보다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내게는 조금 낯설었던 생각과 태도들이다. 그 대부분은 사랑하는 남편이라는 필터를 통해 경험한, 한국과 캐나다의 문화 차이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오늘은 그중 몇 가지를 이야기해볼까 한다.
1. 공원 데이트의 낭만 (자연을 즐기는 법)
연애 초반, 나는 우리의 데이트 방식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주말이면 자주 숲이나 산, 강가로 향했기 때문이다. 멋진 카페나 레스토랑 대신 공원 벤치에 앉아있는 우리가 꼭 '고등학생'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가, 그가 상처받은 표정을 지었던 날이 있다. 그때는 몰랐다. '레인쿠버'라 불릴 만큼 비가 잦은 이곳 밴쿠버에서, 날씨 좋은 날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이 경험한 아름다운 자연을 보여주고 싶었던 그의 마음을. 서울에서는 미처 몰랐던,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여유와 낭만을 나는 그를 통해 비로소 배웠다.
2. 오지랖이 넓어진 이유 (마음의 여유와 상냥함)
서울은 빠르고 역동적인 도시다. 나 역시 그 속에서 늘 앞만 보고 달렸다. 타인에게 신경 쓸 마음의 여유가 부족했고, 각자의 삶은 각자가 책임지는 거라 여겼다. 하지만 밴쿠버의 느리고 조금 더 친절한 문화 속에서 자란 남편과 살면서 내 생각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얼마 전 잠시 한국에 다녀왔는데, 공항에 내리자마자 공기가 다름을 느꼈다. 활기차고 생기 넘쳤지만, 그 속에서 내가 이곳에서 익숙해진 종류의 상냥함은 찾기 어려웠다. 주변을 둘러보고,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이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작은 여유. 그 소중함을 남편 덕분에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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